"우리가 서로 다르다는 것의 의미"
당신이 아이를 낳는다고 상상해보자. 무엇을 상상하든 아이는 당신의 상상과 다를 수밖에 없다. 이제 아이를 기른다고 생각해보자. 어떻게 하려 해도 당신의 생각과 다르게 자랄 수밖에 없다. 부모가 되려 한다면, 이 정도 차이는 충분히 감안해야 한다. 그런데 이 상상의 범주에 다운증후군, 자폐증, 청각 장애가 있는가? 게이나 트렌스젠더, 범죄자는 어떤가? 우리가 예상하고 수용하는 범주를 차이라 한다면, 그 바깥은 차별이다. 앤드루 솔로몬은 후자에 놓이거나 이를 받아들인 부모와 자녀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개별 인간의 정체성, 이를 이루는 관계, 여기에서 확장되는 인간의 정의를 다룬다.
그는 300가구가 넘는 가족을 상대로 4만 페이지가 넘는 분량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흔히 장애나 비정상이라 불리는, 앞서 말한 차별에 놓인 자녀가 자신과 부모와 사회와 부딪히며 겪는 구체적인 상황과 때로는 좌절하고 때로는 감격하며 이를 공감하고 극복하는 가족의 삶 속에서, 차이가 얼마나 인간적인 현상인지, 이를 이해하는 일이 왜 인간적인지, 극단적 차이와 다양성이 우리를 갈라놓는 게 아니라 어떻게 인간이란 존재를 하나로 묶을 수 있는지 증명한다. 인권의 테두리에 성별, 인종, 종교가 더해졌다면, 이제는 각자의 정체성에 따른 각양각색의 인간 존재 또한 당연히 존중 받고 행복해야만 한다. 우리가 서로 다르다는 것의 의미를 이제야 깨닫는다.
- 인문 MD 박태근 (2014.1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