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에게 린디합을> 손보미 짧은 소설"
"다른 무엇보다, 도대체 누가 불행을 수집한단 말인가?" '그가 꿈꾸었던 인생'은 아니었지만, '도저히 나쁜 삶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삶을 살고 있는 남자. 한때는 시인이었지만 지금은 문학관 직원으로 일하고 있는 그에게 불행수집가를 아느냐고 전성기는 지난 연예인인 여자가 묻는다. 불행 수집가가 가져간 불행이 자신의 무엇과 교환되었는지 모르는 채 계속되는 인생. '그게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하염없이 기다리는 삶'을 우리는 알고 있다. (<불행 수집가> 中)
손보미 짧은 소설. 고양이 도둑, 분실물 찾기의 대가, 잃어버린 7시를 찾아주는 탐정. 확고한 스타일을 지닌 소설가 손보미가 경쾌한 리듬으로 스무 편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반딧불이처럼 '어떤 순간들은 그런 식으로 퐁퐁퐁, 거리면서 부지불식간에 내 앞으로 다가오는 건지도 모른다고' 말하는, 찰나를 보는 이야기들. <디어 랄프 로렌> 속 이야기의 번외인 <고양이 도둑>, 단편소설 <임시교사>의 씨앗이 된 이야기 <허리케인> 등이 수록되어 손보미의 세계를 꾸준히 탐독해온 독자라면 더욱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 소설 MD 김효선 (2019.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