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론이 현실이 되는 순간"
지난 2월 11일 중력파가 검출되었다는 소식이 전 세계로 퍼졌다. 중력파는 아인슈타인이 1915년 일반상대성이론을 발표하며 이론적으로 존재가 예견되었는데, 100년이 지난 오늘날 드디어 그 실체가 밝혀졌다. 중력파는 우주에서 커다란 사건이 벌어질 때 생겨나 사방으로 퍼져나가는 시공간의 잔물결과 같은데, 워낙 작은 움직임이라 그간 확인이 어려웠고, 수십 년의 노력 끝에 드디어 우리 앞에 실체를 드러냈다.
오정근 박사는 중력파 검출 과정을 주도한 라이고(LIGO) 과학협력단의 일원이다. 검출 성공에 힘을 보탠 참여자이자 검출 과정을 지켜본 목격자로서, 인류가 왜 수십 년에 걸쳐 엄청난 자원을 쏟아 중력파 검출에 도전했는지, 그 과정에서 겪은 실패와 좌절, 그럼에도 성공에 이르기까지 포기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지를 실감나게 전한다. 더불어 각고의 노력 끝에 발견된 중력파가 앞으로 물리학과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를, 조심스레 그렇지만 기대를 가득 품은 목소리로 들려준다. 이론이 현실이 되는 순간, 새로운 꿈이 도착한 것이다. 인류가 지금껏 한 걸음씩 내딛었듯이.
- 과학 MD 박태근 (2016.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