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미스터리는 여전히 건재하다"
잠자리의 낙원으로 불리우는 작은 시골 마을. 그러나 이 마을에는 끝내 미결로 남은 살인 사건이 있다. 피살당한 부부의 딸 이즈미는 선천적인 장님으로, 동네의 단짝친구 유스케, 겐과 함께 끔찍한 사건을 뒤로 하고 어른이 되었다. 그리고 다시 강변에서 불에 탄 시체가 발견된다. 피살자는 유스케.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즈미에게 전화가 걸려온다. 전화를 건 사람은 죽은 유스케였다.
전작 <데드맨>으로 국내 팬들에게도 호평받은 가와이 간지의 신작 <드래곤플라이>는 이번에도 '죽은 자에게서 걸려 온 전화'라는 재미있는 설정으로 독자들을 끌어들인다. 물론 가와이 간지는 오컬트 호러 작가는 아니다. 유령은 존재하지 않는 세계다. 이 기묘한 범죄 트릭에 도전하는 가부라기 형사 팀은 전작에서와 마찬가지로 자신들의 역할을 분명히 하면서 조금씩 진상에 접근한다. 각기 전문 분야가 다른 이들은 캐릭터도 서로 달라서 이들의 토론과 추론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여기에 범죄를 중심으로 얽힌 인간 군상들의 사연들도 적절히 잘 배치돼 있다.
대단히 특별한 개성이나 극한까지 밀어붙인 설정이 없이도 충분히 좋은 소설이 탄생할 수 있다. 트릭이 존재하는 미스터리 소설이면서 일종의 경찰 소설이기도 한 <드래곤플라이>는 전형적인 미스터리 소설이 아직도 일본에서 좋은 결실을 거두고 있다는 증거다.
- 소설 MD 최원호 (2017.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