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앎의 뿌리를 이해하고 지식의 가지를 뻗는 방법"
공부의 방법을 말하는 책은 많지만 공부의 기초를 전하는 책은 드물다. 오늘날 공부가 마주한 현실, 공부를 필요로 하는 상황을 반영한 결과다. 현실을 부정하거나 외면할 수는 없지만, 기초가 없는 공부는 언젠가 바닥을 드러낼 테고, 그때가 되면 누구도 공부의 기초를 익히고 나눌 수 없는 지경에 이를지도 모른다. 과도한 염려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인류 문화의 존속과 전승을 가능하게 하는 ‘공부’에 대해서라면, 한 발 앞서 걱정하고 살펴도 괜찮지 싶다.
그렇다면 '공부의 기초'란 무엇일까? 이번에 같은 이름을 달고 나온 다섯 권의 시리즈를 읽으며, '앎의 뿌리를 이해하고 지식의 가지를 뻗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봤다. 서구 문명의 근간을 이루는 고전학과 역사학, 오늘날 현대사회의 구성을 이해하는 정치철학과 미국 정치사상, 과거보다 훨씬 중요해진 공부의 주체 '나'를 다루는 심리학까지, 각각의 책은 해당 학문이 무엇을 문제로 삼고 어떻게 고민해왔고 앞으로 해결하려는 과제는 무엇인지를 차례로 살피며, 따로 떨어진 듯 보이는 시간과 공간을 엮고 그 안에서 나의 위치를 찾게 만든다. 결국 공부의 기초란 '나의 뿌리를 이해하고 나의 가지를 뻗는 방법'이기도 했던 것이니, 늦었지만 이제야 기초로 돌아와 제대로 시작하는 기분이다. 이 공부가 끝나기 전에 새로운 시리즈가 이어지길 기대한다.
- 인문 MD 박태근 (2018.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