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교정 숙수가 전하는 문장 레시피"
신문이나 잡지, 책에서 마주하는 글은 누구의 손길을 거쳐 나오는 걸까. 저자의 글을 먼저 읽고 왜 이렇게 썼을까 생각하며 좀더 정확하고 효과적으로 전달되도록 글의 매무새를 만지는 이를 편집자(교정자)라 부르고, 이들이 하는 일을 교정교열이라 말한다. 이 책의 저자 김정선은 20여 년 동안 단행본 교정교열을 하며 남의 문장을 다듬었고, 그간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동사의 맛>을 썼다. 이제 사람들은 그를 교정의 숙수라 부른다.
앞선 책이 다양하게 활용되며 문장에 맛을 더하는 기본 양념 동사를 다뤘다면, 이번 책에는 문장을 이루는 갖가지 재료의 특성부터 문장을 완성하는 플레이팅까지, 그간 숙성한 문장 레시피의 핵심을 담았다. 요리만 전하는 게 아니라 다른 이의 문장을 다듬으며 주고받는 이야기도 함께 들려주는데, 글을 고친다는 게 얼마나 섬세한 작업인지, 그 과정에 얼마나 깊은 사려가 필요한지 느낄 수 있다. 자, 이런 마음으로 귀한 내 글부터 먹어 보자. 맛이 부족하다면, 이 책을 넣고 다시 끓이자. 푹 고아 낸 진국을 맛볼 수 있을 테니.
- 인문 MD 박태근 (2016.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