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지, 우린 잘못된 게 아닐까? 처음부터."
영문학을 전공하는 대학원생 후미오. 여느 때처럼 헌책방에 들른 그는 무언가에 홀린 듯 'H전집'을 사고 만다. 전집의 속표지에는 표주박 모양의 장서인이 찍혀 있었고, 이를 우연히 보게 된 약혼녀 세쓰코의 부탁으로 후미오는 책의 전 주인의 행적을 좇기 시작한다. 그 과정에서 두 사람은 묻어두었던 과거의 기억과 마주하게 되는데…
작가 시바타 쇼가 서른 살에 자신의 대학시절을 담아 쓴 장편소설로, 1964년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했다. 1955년, 혼란의 시대에 저마다의 방식으로 치열하게 생의 의미를 좇은 ‘청춘들의 삶’과 ‘그 이후의 삶’을 그렸다. 출간 당시 일본 젊은이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일본 현대소설의 고전’으로 자리매김했다. 신형철 평론가가 “세계 최고의 소설이 아니다. 그러나 내 인생의 소설이다”라고 다시 없을 추천사를 남겼다.
- 소설 MD 권벼리 (2018.12.14)